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가상악기 피아노 소리를 더 현실적으로 만드는 방법

프로듀싱

by ear to ear 2020. 11. 1. 16:25

본문

반응형

 요즘 가상악기들이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막상 사용해보면 가상악기 티가 거슬리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혹은 진짜같다고 느껴져도 다른 악기들과 조화롭지 못해 혼자 붕 떠있는 경우도 많다.

 

 사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진짜같이 들리는 소리 보다는 다른 소리들과 조화를 이루는 소리를 찾는 것이다. 후자를 달성하고 나면 대부분은 전자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가상악기 피아노 소리를 더 자연스럽고 조화롭게 만드는 방법에 대해 다뤄본다. (기초부터 심화까지!)

 

 

 

1. 벨로시티(Velocity) 조절하기

 벨로시티는 피아노의 음색에 있어서 특히 더 중요한 부분이다. 높은 벨로시티 값을 갖는 노트는 크고 세게 치는 소리가 나고, 낮은 벨로시티 값을 가진다면 작고 여리게 치는 소리가 난다.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할 때를 생각해보자. 각 음마다 손가락에 들어가는 힘이 절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칠 때마다 아주 약간씩 다른 강약과 음색을 낼 것이다. 아무리 완벽하게 똑같은 소리를 내려고 한 들, 연주자는 디지털이 아닌 현실 세계에 있기 때문에 아주 미세한 차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마우스로 미디 노트를 찍을 때도 똑같이 만들어주면 된다. 각 노트마다 다른 벨로시티 값을 갖도록 하나하나 조정해 주는 것이다. 휴머나이징 기능으로 랜덤하게 벨로시티를 조정할 수도 있겠지만, 피아노 연주자의 손가락을 떠올리며 하나하나 맞춰주는 것이 더 자연스럽고 높은 퀄리티의 음색을 내줄 것이다.

 

아래 빨간 막대기들이 벨로시티 값이다.

 

2. 그리드(Grid) 무시하기

 이건 1번과 비슷한 이야기다. 미디 노트를 찍을 때, 우리는 곡의 BPM에 따라 딱딱 맞춰진 일정한 간격의 그리드에 맞춰서 노트를 찍는다. 가령 1/4박자라든지, 1/8박이라든지 하는.

 

 하지만, 다시 한번, 피아노 연주자가 연주할 때를 떠올려보자. 건반을 누르는 세기와 마찬가지로, 연주자들은 어느 정도 박자에 맞춰 연주하지만, 100% 일정한 간격에 맞춰 연주하지 않는다. 또, 그러려고 해도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다시 디지털로 돌아와서, 찍혀있는 미디 노트들을 보자. 현실과 동떨어진 소리의 원인을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벨로시티와 마찬가지로 각각 노트의 위치를 아주 살짝만 바꿔주면 된다. 참고로, 원래 박자보다 늦게 누르는 경우보다는 빨리 누르는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1번의 미디 클립을 확대한 모습

 1번과 2번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이런 경우에는 완벽보다는 불완전함을 지향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인들이 아테네 신전을 지을 때 일부러 기둥에 배흘림을 주었듯이, 약간의 불완전성을 첨가하여 자연스러움과 아름다움을 배가시키는 것이 1번과 2번의 요지다.

 

3. 페달링

 피아노에는 연주할 때 가장 자주 쓰이는 서스테인 페달과 함께 소스테누토, 소프트 페달 등이 있고, 당연히 연주의 일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일부 가상악기 중에는 이러한 페달 기능을 지원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

 

 페달도 마디 시작점마다 오토메이션을 해주면 훨씬 진짜같은 피아노 소리를 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곡의 성향에 따라서는 페달 노이즈도 듣기 좋을 수 있다. (사카모토 류이치의 andata를 들어보자.)

+피아노 서스테인 페달의 미디 CC 넘버는 #64.

 

4. EQ 활용하기

 피아노에서 이큐잉을 할 때는 음역대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피아노의 음역대에 관해서 간단히 정리만 해보자면...

 

1. 로우컷은 선택이다. 피아노가 주를 이루거나, 악기가 많지 않은 곡이라면 로우컷은 하지 않는 것을 추천한다.

2. 피아노의 원음은 보통 300~500hz에 위치한다. 문제는 다른 악기들도 그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부분은 살짝 눌러주는 경우가 많다. (-2~4dB 정도)

3. 800~1000hz도 마찬가지. 이 부분은 다른 악기들의 음역대를 먼저 체크하고 선택적으로 눌러주자.

4. 피아노의 해머 소리는 1.5khz 부근에서 난다. 역시 곡의 성향에 따라 부스팅 혹은 컷 해주자.

5. 6khz 부근을 부스트 해주면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얻을 수 있다. 전과 후를 비교해가며 부스팅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6. 마지막으로, 보컬이나 다른 악기에 공간을 완전히 내어주고 싶다면, 로우패스 필터를 이용해 2~3khz 위를 전부 깎아버릴 수도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조화로운 소리가 중요하다. 이큐잉을 할 때는 피아노를 솔로로 들어가며 하지 말고 곡의 다른 악기들도 같이 들어보며 이큐잉 하는게 좋다.

 

5. 컴프레서 활용하기

 피아노에 컴프레서는 아주 조심스럽게 써야 한다. 조금만 과하게 걸어도 부자연스러운 티가 확 드러나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이 어떤 성향의 소리를 원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타건의 질감이 강조되는 소리, 혹은 부드럽고 잔향이 강조되는 소리 등 성향에 따라 컴프레서의 설정값도 완전히 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Ratio 값은 아무리 높아도 4를 넘기지 않는게 좋고, Attack 값은 타건을 강조한다면 50~150ms, 부드러운 느낌에는 5~30ms 정도가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나머지 값은 들어보면서 조절하는 것이 좋다.

 

 추가적으로 피아노에 자주 쓰는 컴프레서를 골라보자면, Waves의 H-Comp, CLA-2A, Softube의 TLA-100A 정도가 있다. 에이블톤에 있는 기본 컴프레서도 나쁘지 않다. 돈이 많다면 UAD의 LA-2A나 1176을 써보는 것도 좋을 듯.

 

단단한 소리를 만들 때 자주 쓰는 Waves H-Comp

 

6. 공간계 FX

 어떤 느낌의 곡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딜레이나 리버브 같은 공간계 이펙트를 살짝 발라주는 것도 피아노의 퀄리티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정말 진짜 같은 피아노를 원한다면 딜레이는 자제하는 것이 좋고, 리버브는 Hall 계열의 깔끔한 리버브를 5~15% 정도만 드라이하게 섞는 것을 추천한다.

 

 

 

 피아노는 가장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악기 중 하나고, 그렇기 때문에 다루는 데 더 주의를 요하는 요소이기도 하다. 위에서 언급된 요소들을 체크해가며, 조화로운 소리에 집중하면서 작업하다 보면 분명히 이전보다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프로듀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컴프레서의 기본적 이해  (0) 2024.01.29
모듈러 신디사이저를 시작할 때  (0) 2024.01.17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