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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존재감을 줄이는 법 (De-esser, Soothe, Refinement)

믹싱

by ear to ear 2024. 2. 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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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는 소리의 존재감을 키우고 다른 요소들에 비해 앞으로 나오게 하는 방법에 대한 팁들이 널려있다. Saturation, 3kHz 부스트, 스테레오 이미지 좁히기 등등. 그러나 반대로, 소리의 특색을 살리면서 존재감을 죽이는 팁은 흔하지 않다. 간단하게는 위의 방법들과 반대로 3kHz를 컷하고 스테레오 이미지를 넓히거나, Lowpass 필터를 써서 존재감을 줄이곤 하지만, 이것들로는 부족하거나 아예 소리의 색깔이 완전히 달라져버리는 경우가 있다.

 

그렇다면 특정 소리의 캐릭터를 잃지 않고 존재감을 줄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3가지 플러그인을 통해 알아보자.

 

 

 

1. De-esser

 

Fabfilter Pro-DS

 

디에서는 원래 보컬의 치찰음을 제어할 때 쓰이지만, 그렇다고 신디사이저나 드럼 트랙에 쓰지 말라는 법은 없다. 심지어는 마스터 트랙에 디에서를 걸기도 하니까(아주 제한적인 상황에 한해서!).

 

디에서는 좁은 주파수 대역에 대해서만 작동하는 일종의 멀티밴드 컴프레서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특정 주파수 부분이 거슬리게 튀어나올 때 아주 유용하다. 먼저 주파수 대역대를 설정하고, 컴프레서를 쓸 때처럼 Threshold와 Range 값을 조절하면 된다. 이때 Range는 Ratio와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값이 클수록 소리를 많이 줄인다.

 

위 사진의 Pro-DS처럼 보컬과 다용도 사용이 나뉘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보컬 모드는 내장 알고리즘에 따라 치찰음과 치찰음이 아닌 것을 구분하고, 올라운드 모드는 그런 구분 없이 해당 대역대의 소리를 들어오는 대로 누른다는 차이가 있다. 경우에 따라서 보컬 모드가 악기 소리의 거슬리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눌러주는 경우도 있으니 둘 다 들어보고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는 기능이 많고 인터페이스가 직관적인 Pro-DS를 추천하지만, Waves De-esser도 굉장히 많이 쓰이는 디에서다. 기능이 다양하지는 않지만, 그만큼 저렴면서 할 일은 제대로 해내는 디에서 계의 국밥과도 같은 플러그인. 특히 합창곡같이 다량의 보컬 트랙을 제어해야 할 때는 CPU 사용량이 적은 Waves De-esser를 쓰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

 

2. soothe

soothe는 두 번째 버전이 나온 2020년대부터 시작된 하나의 신드롬과 같다. 해외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대중음악 믹싱 / 마스터링 엔지니어들 중에 soothe2를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 마스터링 단계에서 soothe를 쓰는 것은 개인적으로 달가운 유행은 아니지만,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만큼의 음압을 확보하면서도 귀를 찌르는 소리는 피해야 하는 엔지니어들의 입장도 이해가 간다.

 

oeksound soothe2

 

얼핏 보면 파라메트릭 EQ와 닮았지만, 작동 방식은 전혀 다르다. Dynamic Resonance Suppressorㅡ라고 이름 붙여진 작동 방식의 soothe는 인터페이스의 오른쪽 부분에서 그래프를 통해 soothe가 작동할 주파수 범위를 설정하고, 왼쪽 부분에서 디테일한 작동 방식과 Wet / Dry 등의 설정을 할 수 있다. 디에서가 좁은 범위를 다루는데 유용하다면, soothe는 더 넓은 범위를 주무르는 것에 특화되어있다. soft, hard, depth, sharpness 등 기능 이름들도 상당히 직관적인 편이라서 처음 써봐도 다루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다만 글의 주된 내용과 같이, soothe를 존재감을 줄이는 데 사용한다면 soft 모드로만 사용하는 것을 강하게 권한다. hard 모드는 알고리즘을 강하게 밀어붙여 캐릭터를 완전히 바꿔버리기 때문에, 믹싱 단계보다는 사운드 디자인에 좀 더 적합한 면이 있다. 또한 soft 모드에서도 depth를 너무 높게 설정하면 둔하고 재미없는 소리가 날 것이다.

 

soothe 대신에 사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으로는 Tbproaudio DSEQ와 Izotope Ozone Spectral Shaper가 있다. 하지만 soothe와 비교했을 때 Ozone Spectral Shaper는 쓰기는 쉽지만 기능이 적고, DSEQ는 기능은 거의 같지만 인터페이스가 굉장히 비직관적이다. soothe가 유명해진 것에는 이유가 있다.

 

*soothe 사용 팁. 바이패스 버튼 위에 delta 버튼은 soothe가 누른 소리만 따로 들려주는 기능이다. 이 기능을 통해 노이즈가 낀 소리의 기음과 배음만을 살린다거나, 보컬의 치찰음에만 리버브를 건다거나 하는 식의 창의적 발상을 해볼 수 있다.

 

3. bx_refinement

마지막 플러그인은 개인적으로 손이 가장 많이 가는 Brainworx bx_refinement.

 

Brainworx bx_refinement

 

soothe와 많이 비교되기도 하지만, 작동 방식은 역시 꽤나 다르다. 우선 bx_refinement는 주파수 대역대를 설정할 수 없고, 진공관을 기반으로 하며 배음을 줄이는 기능과 더하는 기능이 둘 다 있다. 존재감을 줄이는데 왜 배음을 더하는 것일까?

 

bx_refinement 작동 개요는 크게 다음과 같다.

1. 우선 배음 성분들을 적절히 쳐낸다. (Damping)

2. 진공관을 기반으로 한 알고리즘을 통해 짝수 배음들을 더한다. (Saturation)

3. 필요에 따라, Shelving EQ로 고음역대를 깎아내거나 부스트 한다. (Presence)

4. 원본 소리와 비교해가면서 Dry / Wet을 조절한다. (Mix)

 

추가로 Damping의 양을 soothe처럼 입력되는 양에 맞춰 조절하고 싶다면 Damping Modulation의 Dynamics 기능을, 실제 진공관처럼 불규칙적으로 조절되게 하고 싶다면 Oscillator 기능을 쓰면 된다. soothe의 delta에 대응하는 Solo Filter 기능까지 있다.

 

bx_refinement와 soothe를 비교했을 때, 전자는 후자에 비해 디테일한 설정이 부족하지만, Saturation과 Oscillator라는 고유의 기능이 있다. 따라서 리드 보컬 같은 단일 트랙 보다 그룹 / 버스 트랙이나, 또는 디지털스러움이 과하게 강조되는 소리 등을 다루는데 더 적합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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